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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국에서 운전을 할 때 가장 어렵고도 신기했던 곳이 라운드 어바웃이었습니다.
그때만해도 한국에는 많지 않던 교차로 시스템이어서 한쪽 방향으로만 돌게 하는 라운드 어바웃은 처음 회전문을 통과해야 하는 어린 아이처럼 당황하게 만들곤 했습니다.
끼어 들어가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면 어김없이 뒷 차의 원성을 들어야 하고, 잘 들어갔는데도 혹시나 들어 오는 차에 부딪히면 어떡하나 내내 불안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떨 때는 라운드 어바웃이 없는 길을 일부러 찾아 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니, 세상에 이렇게 질서정연하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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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마켓이 어떤가요? 집을 사야 하나요… 기다려야 하나요… 혹은 집을 지금 팔아도 되나요… 등등 적잖은 고민에 찬 목소리로 전화 문의를 하시는 고객들이 종종 있다. 집을 사려는 바이어나 팔려는 셀러들이 하는 고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 그렇다.. 부동산 시장 상황을 간단히 표현하는 말 중에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 중 하나가 셀러스 마켓과 바이어스 마켓이다. 간단히 말하면, 셀러스 마켓은 셀러에게, 바이어스 마켓은 바이어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시장 상태를 말한다.
즉, 시장에 매물이 많은 대신 바이어가 적어 셀러보다 바이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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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 발생 이후 끝을 모르게 달리는 인플레이션의 여파는 주택 시장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집값과 임대료가 동반 상승하면서 바이어와 세입자가 동시에 고통받고 있다. 집값의 경우 1년 사이 무려 19%나 폭등했다.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단기간 내에 잡힐 것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으로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내 집 마련이 완전히 불가능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보다 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등 구입 여건이 불리해진 것은 감안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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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실렸던 와인메이커 취재 도중에 귀에 쏙 들어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나무는 물이 부족한 곳에서 오히려 더 향이 풍부한 좋은 포도를 만들어 낸다는 거였습니다.
보통 어떤 농사던 물이 풍족한 땅에서 수확도 풍부할 것이란 상식을 완전히 깨는 거였죠. 물이 많은 곳에서의 포도나무는 뿌리를 그리 깊숙이 내리지 않아도 돼서 땅 속 깊은 곳에 있는 미네랄 성분을 흡수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 물이 풍족한 땅에서는 덩굴이 무성해져서 포도송이에 햇빛이 닿기 힘들어져 맛은 밋밋해진다는 거였습니다. 오히려 척박한 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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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을 기점으로 최근까지 모기지 이자율이 거의 두배에 가까운 6% 대라는 급격한 상승세를 이어감으로써 이 곳 실리콘밸리 주택 시장이 다소 주춤거리고 있다. 주택을 팔려고 준비하던 셀러도 팔려는 시기를 다소 놓치진 않았나 염려를 하고, 사려는 바이어도 관망의 시간을 보내는 듯 하다. 그렇지만 이런 틈새 마켓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캐쉬 바이어들이나 인베스터들이 밀려들고 있다.
이렇게 오르고 있는 모기지 금리에 대하여 프레디맥의 수석 경제학자 렌 키에프는 “모기지금리는 2022년 계속 인상될 것이며, 그 속도는 완만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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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이제 만 나이를 공식적으로 사용할 모양입니다. 그동안 한국과 미국을 왔다갔다 하다보면 내 나이가 마치 고무줄처럼 앞 뒤로 두 살까지 줄어들었다 늘어났다 하곤 했죠. 세는 나이보다 만 나이가 더 좋아질 때면 다들 나이드는 증거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순간에는 정말 나이를 나타내는 숫자가 너무도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했으니까요.
생각해보면 나이 삼십이 됐을 때 가장 ‘늙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얼토당토도 하지 않던 생각이었죠. 하지만 이 치기어렸던 생각은 ‘어른’이라는 말과 통해 있었습니다. 20대의 패기는 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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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말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어들의 묶음이 있습니다. 설레임, 추억, 사진 그리고 당황스러움. 여행 가기 전이면 엄청나게 설레어하며 매우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는 편이어서 사실 가기 전에 이미 가본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각종 사이트를 섭렵하면서 빠진 건 없는지 여러 후기를 읽고 사진을 보고 두번 세번 다시 확인하곤 합니다. 하지만 늘 뒷통수 한방을 시원하게 맞는 기분이 되죠. 생각해보면 여행지에서 계획대로 완벽하게 되기를 기대하기란 토끼에 뿔나기를 기다리는 것과도 같을지 모릅니다. 패키지로 묶어진 단체여행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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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둔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이 하나둘 대학을 가고 혹은 독립을 하면서 서서히 “은퇴”에 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특히 은퇴 시기를 맞은 베이비부머들은 삶의 규모를 재정비하는 시간이기에 수많은 생각과 계획에 마주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 많은 사람은 각자 재정 규모에 따라 주거환경을 현실적인 삶의 구조로 바꾸게 된다. 대개 싱글 하우스에서 타운하우스 혹은 콘도로 전환하는 주택 다운사이징을 한다. 단지, 주택 사이즈만 줄이는 물리적인 규모 축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살림의 규모도 함께 줄이게 된다. 평생 경제활동을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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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거의 오지 않는 여름부터 욕실 공사를 많이 하신다. 오늘은 욕실 리모델링에 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욕실의 표정이 많이 바뀌고 있다. 욕실 바닥에 과감하게 마루가 깔리거나 샤워 부스에 사우나 기능을 첨가하고 마사지 효과가 있는 월풀 욕조를 들여놓는 등 욕실의 기능도 향상됐다. 욕실은 주방과 함께 주부들이 가장 손을 대고 싶어하는 곳이다. 주방의 경우 한번 손을 대려면 족히 2 만 달러 정도의 목돈이 들어간다. 작은 욕실의 경우 최소 비용으로 잘만 하면 대개 1만 달러 안쪽에서 해결할 수 있어 주방보다는 부담이 덜하다.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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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핸드폰
돌아가신 아버지의 손에는 늘 핸드폰이 있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이시기도 했고, 십 오년 이상 뇌졸중 후유증으로 고생하셨던 터라, 핸드폰으로 하시는 일이라고는 통화하는 일밖에 없었죠.
가끔씩 울리는 전화 소리에 들여다보면 아버지 이름. 별 용건이 있을 턱이 없었습니다. 그저 뭐하냐, 뭐할 거냐, 손녀 안부. 그러다보면 이어지는 적막이 힘들어 서둘러 끊자고 하기 일쑤였습니다. 핸드폰 참 좋아하셔, 하면서 저희끼리 웃기도 했었죠.
그런데 하필이면 그렇게 좋아하시던 핸드폰을 가지지 못한 채 아버지는 갑작스레 돌아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