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 칼럼

모닝레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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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크리스마스>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장소는 어디일까 라는 물음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곳이 파리의 샹젤리제일 것입니다.
낮에도 밤에도 화려함이 극을 달리는 곳이지만, 이번 겨울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는 이곳엔 예년에 비해 불빛의 반짝임이 희미해졌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수급에 위기가 닥쳤고 가격은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고 있으니 그에 대해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는 거죠.
실제로 파리의 개선문부터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진 가로수 4백여 그루에 켜진 조명은 모두 LED로 교체되었고, 점등 시간은 작년에 비해 두시간 줄여 밤 11시 45분까지만 불을 켜도록 해서 전기료를 하룻밤에 50유로, 달러로는 52불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하니, 정말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하는 유럽의 상황이 실감되는 순간입니다.
 
산호세에서 6,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이지만, 이번 유럽의 크리스마스 시즌이 어두워질 수 밖에 없다, 난방과 온수 사용 제한, 순환정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등의 소식이 들려올 때면 ‘남의 일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모두 고통을 한 조각씩은 경험하고 있는 터인데, 겨울을 춥고 어둡게 보낸다는 건 고통에 비참함까지 더하는 일일 테니까요.

그뿐이 아닙니다.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밀의 3분의 1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데, 전쟁이 일어나는 6개월 동안 밀 재배와 수출에 문제가 생겨 여러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었구요.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이디오피아에서는 800만 명이 굶주리고 급성 영양실조로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전쟁을 경험한 윗세대뿐 아니라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란 한국인으로서 전쟁은 참 뼈아픈 일입니다.
가장 피해를 받는 것은 결국 무고한 일반인들. 전쟁과 가까이 있든 멀리 사는 사람들이든 그들의 삶이 자신과 상관없는 방식으로 산산이 조각나는 이 끔찍한 일들이 어서 빨리 끝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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