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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계의 왕자를 거머쥐다, 스페셜티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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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배드> 드라마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도대체 마약을 왜 하는거지? 커피가 있는데 말야.” 마약 제조자로 부와 명성을 얻은 주인공이 공들여 만든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하는 말이었다.
마약보다 더 나은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아침시간의 나른한 정신에 윤기를 더해주는 것이 커피 한 잔이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커피 메이커나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서 나오는 향기에 취하듯 눈을 감게 되는 것도 커피의 매력에 어김없이 끌리는 일. 맛은 또 어떠한가. 한두 가지로 표현되지 않는다. 향미, 산미, 바디, 밸런스 이렇게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름이 아니더라도, 고소한 맛, 기분좋은 새콤함, 뒷맛에 남겨지는 은은한 달콤함 등이 시간 차를 두고 입안에서 버라이어티하게 펼쳐지니 우리는 이러한 커피의 향연에 영낙 없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커피가 이력서를 갖다
요즘 커피의 대세는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다. 이름부터가 특별함을 자아내는 편이라 그저 좀 신경써서 만든 것인가 하면 그것도 맞는 말. 한마디로 스페셜티 커피는 원두가 어디서 나왔으며 누가 만들었고 또 어떤 경로를 통해서 나에게 오게 되었는 지를 다 알아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야말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력서를 가지고 있는 커피이니 말이다.

이렇게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과 품질은 또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내 이름 걸고 만드는 데 신경을 안쓸 수 없고, 과정 역시 다 찾아 볼 수 있어 마치 백그라운드 체크를 받는 것 같은 셈이다.
예를 들어 스페셜티 커피라면 이디오피아산 원두라는 단순한 표기가 아니라, 이디오피아의 구이지 카이언산에 있는 농장에서 만들었고 유기농이며 물로 씻는 습식세척을 거친 원두라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는 것. 또 포장지에서 볼 수 있는 masl 이라는 알쏭달쏭한 단어는 생산지의 고도차(meters above sea level)를 나타내는 것으로, 같은 생산지라도 해발 몇 미터에 있는 지에 따라 품질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표시한다.



스페셜티 커피라는 말은 1974년 커피 공급업자였던 에르나 크누천(Erna Knutsen)이 ‘Tea &Coffee Trade Journal’ 에서 처음 사용했고,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198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커피업자들이 모여 미국 스페셜티커피 협회(SCA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를 만든 후다. 이 협회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을 평가하는 9가지 지표(10가지 지표 중 한가지는 개인의견이다)와 커피향의 분류체계를 공식적으로 만들어 이 기준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분류한다. 이 협회에서 각 지표를 10점 만점으로 해서 백점 만점에 80점이면 스페셜티 커피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 말 그대로 최고의 등급을 가진 커피이며, 보통 단일 원산지 또는 한가지 농장에서 잘 관리되고 원두에 맞게 잘 로스팅된 커피를 말한다.



제3의 물결, 스페셜티 커피
커피 전문가들은 커피 소비패턴을 세가지 종류의 물결로 구별한다. 제1의 물결은 커피를 카페인에 의한 각성제로 소비하던 20세기 중반까지를 일컫는다. 제2의 물결은 스타벅스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피츠커피를 필두로 만들어졌다. 커피의 품질이 개선되었고 에스프레소로 만들어지는 커피음료가 대중화 되었지만, 원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적고 천편일률적인 커피를 소비했던 시기다. 그리고 제3의 물결은 1990년대 후반, 세기말적 분위기와 더불어 까페 문화가 널리 퍼지고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커피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사람들이 내가 먹는 것에 대한 정확한 이력을 알고 싶어하면서 시작되어 시카고의 인텔리젠시아, 포틀랜드의  스텀타운 커피, 노스캐롤라이나의 카운터 컬쳐 커피 등이 그 물결의 선두에 서 있다.

열대과일, 말린 과일, 자스민, 장미향, 마시멜로의 맛 등으로 표현하는 스페셜티 커피가 과장된 느낌의 허세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감하는 데 늘 함께 하는 소중한 존재로 가치를 매기자면 허투루 대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또 뭘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았는가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샌프란에서 성수까지>란 책에서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심재범, 조원진 작가의 말을 덧붙이고 싶다. ‘맛있는 커피 앞에 규칙은 없다.’ 라는.
그러니 스페셜티 커피를 맛보면서 나랑 잘 맞는 커피를 찾고, 그 커피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진다면 그걸로 충분한 것이다.

글/ 한혜정
사진/ Devout, Chromatic, Voyager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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