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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사랑법

 

한 남자가 있습니다. 소년이었던 그는 청년이 되고, 결혼을 하며 남편이 되고 또 아버지가 됩니다. 그에게 ‘아이를 처음으로 대면하던 그 순간’에 대해 묻는다면 어떤 답이 나올까요.

아기와 열 달동안 살과 피를 나누었던 엄마들에 비해, 아버지들이 아기를 대면했던 순간은 그리 드라마틱하지 않습니다.
어찌보자면 눈 앞에 난데없이 나타난 아이를 보면서 남자들이 스스로를 ‘아버지’로 정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란 참 신기한 존재여서요, 남자들도 아이를 돌보면서 ‘옥시토신’이란 호르몬이 생기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이 호르몬 수치가 높아질수록 부성애로 표현되는 여러 움직임이 나온다는 거죠.
 예들 들자면 <인어공주>에서 딸을 세상으로부터 보호하려 하고 심지어 목숨까지 내놓으려 하는 트라이튼왕이 옥시토신 호르몬의 수치가 꽤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부성애는 학습되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단번에 깨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납치된 딸을 구하러 불구덩이라도 들어갈듯한 <테이큰> 영화나 실제 부자사이로 출연해 지하철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재우는 아버지의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준 <행복을 찾아서> 영화를 보자면 아버지의 사랑이 어머니의 그것보다 결코 약하거나 소홀하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파더스데이를 앞두자니, 제 딸의 아버지인 남편보다 저를 딸로 두셨던 아버지 생각이 더 짙게 납니다.
시쳇말로 ‘딸바보’셨는데, 그 때는 아버지는 다 그런줄로만 알았었죠.
아버지가 제 나이 즈음이셨을 때 장인이 되셨습니다. 친정에 가는 날이면 혹시라도 집 앞에 다른 사람이 주차할까 싶어, 제가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집 앞을 서성이셨던 그 마음을 몰랐습니다.
처음 장인이 되고 딸을 그리워하던 아버지를요. 이제야 조금 알겠는데, 세상에 아버지는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아버지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일찍 알아채기를, 그래서 아버지의 사랑을 더 만끽해보기를 파더스데이에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바라봅니다.

글/ 한혜정(모닝뉴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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