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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Beer Fest The Good One, Santa Ro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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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따라 술을 골라야 한다면, 여름엔 단연코 맥주다. 맥주 한모금은 무더위에 답답해진 가슴을 단번에 시원하게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맥주 캔을 따며 ‘취익’ 소리에 한번 더위를 날리고 하얀 거품에 즐거워하며 꿀꺽 목구멍을 넘어가는 맥주향에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이다. 이것은 진정코 한여름 날 거부하기 힘든 매력.

지난 11일 산타로사는 100도를 육박하는 찌는듯한 날씨였다. 그래도 그 더위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더울수록 맥주의 맛은 더 산다는 듯이.



산타로사에서 팬데믹 기간의 2년 동안 중단되었던 맥주축제가 다시 열린 것이다. 루터 버뱅크 센터에서 열린 Beer Fest The Good One은 노스 베이 지역, 산타로사에서 열리는 일년 중 가장 큰 맥주 축제 중 하나. 수제 맥주 브루어리가 많기로 유명한 이곳 산타로사에 그동안 축제에 목말라 있던 사람들과 각 브루어리에서 나온 사람들이 그야말로 더위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특히 이 Beer Fest The Good One은 매년 소노마 카운티에서 HIV를 종식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 Face 2 Face에 이 축제의 수익을 기부하고 있다.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축제를 즐기며 한편 HIV와 AIDS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돕게 되는 것이다.

입장하면서 받게 되는 잔에 40개 이상되는 브루어리의 샘플 맥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으니 그야말로 맥주러버들에게는 천국인 셈. 홉의 향이 팡팡 터지는 것 같은 크래프트 맥주, 배럴에서 오래 묵었다 나온 흑맥주, 새콤한 맛이 알싸한 사우어 맥주 등 개성과 독특함으로 무장한 맥주들이 가득했다. 또한 산타로사 주변의 맛집에서 참가한 푸드트럭에서 맥주랑 찰떡으로 어울리는 음식들이 줄을 지어 있고 분위기를 더없이 즐겁게 만들어 주는 DJ도 흥을 띠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브루어리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맥주를 맛보며 부스 사이를 지나는데 어느 곳보다 줄이 길어 살펴보니 너무나 반가운 도깨비 모양. 바로 미국에서 유일한 한인 브루어리, 도깨비어의 부스였다. 유자블론드, 뱀부필스너, 오지위트비어를 가지고 참가했다는 도깨비어의 이영원 대표는 더위와 사람들의 열기에 신이난 표정으로 맥주를 따르고 도깨비어 굿즈를 판매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은 도깨비어의 독특함을 알아주는 것 같아요. 직접 이렇게 소통하는 자리는 늘 즐겁습니다.” 어느 부스보다 줄이 긴 걸 보니 기분이 좋다라는 말에 이영원 대표와 ‘도깨비어’ 작명에 지대한 공이 있는 그의 아내도 맥주만큼이나 시원하게 웃고 있었다. 역시 여러 맥주를 시음해보니 도깨비어의 맥주가 개성이 뚜렷하고, 미국인들이 왜 그토록 좋아하는지가 느껴졌다. 특이 오미자와 고춧가루로 만든 오지위트비어는 기분좋게 톡 쏘는 맛과 향이 어느 맥주보다 여름 햇살에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그밖에 Fogbelt 라는 근사한 이름의 브루어리는 와인메이커를 하는 아버지를 둔 덕분에 일찌감치 맥주 만들기에 눈을 떴고, 캘리포니아의 안개지대에서 발견되는 레드우드에 경의를 표하며 만들었다고. 그만큼 향이 가득한 맥주라는 느낌이었다. 일반적으로 홉이 가득한 맥주가 여름에 어울린다는 생각에 딱 맞춤인 것도 있었다. 바로 Sonoma Springs Brewery 의 터키고스트 맥주. 쌉싸름한 맛과 풀향이 가득한 향기, 그리고 상쾌한 맛. 모든 것이 여름의 무더위를 다 가져갈 만한 신선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맥주였다.



문라이트 브루잉 컴퍼니, 아더 브라더스, 래핑몽크 브루잉 등 많은 브루어리들이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로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과 즐겁게 놀고 있으니, 한여름 무더위를 날릴 방법으로 이만한 게 있을까 할 정도. 늘 이런 야외행사에 가기 전엔 화장실 걱정을 안할 수 없는데, 여기엔 임시라고 부르지 않아도 될 정도의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어 그것도 좋았다. 그리고 뙤약볕을 피할 수 있는 천막도 군데군데 있었고, 마시는 물도 마련되어 있으니 맥주를 아무리 콸콸 붓는다 해도 탈수가 올 수 있다는 맥주축제 참가자들의 건강상태를 잘 살펴 주는 것 같았다. 단, 21세 연령제한은 엄격히 지켜지고, 반려동물은 입장 불가. 즐겁게 친구들과 함께 즐기며, 티켓 가격의 일부는 좋은 데 쓰인다는 행복한 생각으로 보내는 한여름날의 좋은 축제, 내년에도 꼭 한번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글,사진/ 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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